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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스타를 까보자(2) - 게임플레이의 문제점

루비아플러스 2021. 8. 29. 22:05

스쿠스타 첨 나왔을 때는 그래도 괜찮은 게임이었다. 아니, 그렇게 여겨졌다.
리듬게임만으로 승부하려니 이미 스쿠페스 때랑 달리 유사한 장르의 게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왔으니까, 나름 변화구를 던지려고 한 셈이겠지. 그래서 리듬게임 요소는 한숟가락 덜고 공략요소를 넣고자 했다. 그 의도가 제대로만 기능했다면, 리듬게임의 재미를 챙기면서도 리듬게임 특유의 피지컬 진입장벽은 덜어낸 신감각의 게임으로 대중화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론은 그게 불가능하건 말건 펼치면 장땡 아닌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둘은 물과 기름 같이 섞일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풀콤을 했는데 왜 죽지?'라는 문장으로 대표되곤 하지만, 사실은 이것보다도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가 산재해있었던 게 아닐까. 애초에 그런 이상적인 리듬액션RPG란 만들어질 수 없던 게 아니었을까. 말이다.

 

초창기의 스쿠스타를 제압했던 닭갈비(코토리+카난+루비) 편성

초기에는 모두가 완전히 처음 보는 양식의 신선한 게임에, RPG에서 볼 수 있는 성장, 편성 및 공략을 통하여 방금 전까지만 해도 클리어하지 못했던 상급 곡을 클리어하는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왜냐고? 그때는 전부가 초심자였으니까.

그렇지만 이 게임의 문제점은 따로 있는 게, 특정 곡의 특정 난이도는 한번 클리어하면 그 뒤로 유저에게 동기부여하는 요소가 하나도 없는 거다. 스코어 S로 한판만 깨면 그 다음부터는 최고기록 경신하는 나 자신과의 싸움밖에는 남는 게 없다. 물론 그런 거 한다고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돌도 주지 않는다. 100번 클리어할 때 칭호를 주는데, 리듬게임도 아니고 RPG게임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것의 반복플레이를 100번 하는 건 그리 녹녹치가 않다. 결정적으로 재미가 없는데. 그러고 보니 스쿠페스는 n번 클리어하면 돌이라도 줬지.. 곡칭호 그까짓거 그냥 스킵티켓 차고 넘치는거 100번 털어버리면 된다

 

리듬게임이라고 했다면, 풀콤보를 노린다던가 그렛수를 줄인다던가 하는 방향으로 반복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었을건데(실제로 스쿠페스는 그런 방향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있다), 스쿠스타는 엄하게 리듬액션RPG를 표방한다면서 리듬요소를 배제해버리니 그런 것조차 노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오히려, RPG요소 엄하게 넣는다고 리듬에 집중할 수 없다. 수틀리면 그냥 리듬 처리는 오토에 맡겨버리고 작전변경이랑 SP발동을 손으로 하는게 점수가 더 잘나오는 입장에서 리듬액션이니 뭐니 얘기할 수 있을까. 성우 출연하는 방송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 스쿠스타 플레이하면 기본이 오토걸고 하는건데(...)

 

사실 RPG의 전략을 생각하는 거라면, 리듬게임이란 틀이 맞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턴제 같은 RPG면 말할 것도 없고, 액션RPG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몬스터에게 딜을 꽂아넣어야 하는 거고, 그것이 획일화된 타이밍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몬스터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보고 딜사이클을 생각하면서 꽂아넣는 그런 게임이다. 몬스터가 공격하는 한순간을 놓치면 플레이어가 푹찍되어버리는 템포 빠른 게임이더라도, 몬스터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한 작전을 생각할 시간을 준다. 

 

근데 스쿠스타는 그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몬스터의 공격이나 약점에 비유할 수 있는 기믹노트들은 정해진 타이밍에 나온다. 공략방식이 획일화되어 있단 것이다. 그런 주제에 그 기믹노트의 가독성은 거지같으며, 그것을 공략했을때에 얻을 수 있는 보상은 매우 미미하다. 예를 들어서, 몇몇 기믹노트를 보면 "SP타입으로 이 노트를 치면 SP게이지를 얻을 수 있다" 같은 그런 노트들은 있지만, 노래가 흐르는 순간에 그걸 보거나 외우면서 맞춰 치는 것은 인간에게는 불가능하다. 아이패드로 해도 그런 기믹노트 가독성이 거지같은데 어떻게 그걸 일일이 보면서 게임 해.

사람에게 있어서 스쿠스타의 기믹노트는 몇만 단위의 데미지 들어오는 죽창노트나, 어필 50%를 깎아버리는 수준의 노트만 암기하면서 대응하는 것밖에는 못한다. 얘네들은 케어 안하면 클리어가 안되니까. 나머지 잡다한 기믹노트는 1도 쓸모가 없다. 클로킹한 레이스보다도 안보이는데 어쩌라고 슈발. 몬스터가 고정된 타이밍으로 공격하는데 그 공격이 무슨 효과인지 안보인다는건 리니지나 바람의나라 같은 고전 알피지도 요즘은 안그래요 시발.... 이런 입장에서 무슨 반복공략이고 공략의 재미고 나발이고가 있냐고요...

그다음에 알피지의 버프 디버프 걸리는 건 표시를 좀 직관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슼타는 그것조차 안된다. 아래 스크린샷의 바람의나라 봐라. 보호 무장 몇 초 남았는가 정도는 알아서 다 표기해준다. 근데 슼타는 속성 디버프 해제 걸렸는가도 사용자가 스킬발동 시점에서 매의 눈으로 뒤져봐야 보인다. (지나가면 안보인다)

바람의나라 닥사를 하더라도, 매번 사냥할 떄 몬스터 배치 같은 건 다르다. 반면, 스쿠스타의 반복플레이는 몬스터의 배치나 움직임이 완전히 같은 흉가 사냥을 수십 수백번 반복하는 것과 다름없다.

결국은 생각없이 죽지 않을 피통을 유지하던가(스코어링을 노린다면 피통이 노란색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하면서 버티다가 피통 충분하면 극딜 박는 획일적인 플레이밖에 할 수 없는 게임이다. 3개의 작전을 편성할 수 있으므로, 기믹노트나 기믹을 어떠한 작전으로 받아내면서 플레이하는거 안 되냐고? 그딴거 다 씹어버리고 깡딜로 박아버리는게 점수 더 잘나오니까 집어치자. 실제 경험담이다. 럽유프렌즈 상플 쳐봐라. 진짜라니까??? 3SP 3GD 3VO 작전 짜는 것보단 닥치고 딜박고 나머지를 어필토템으로 채우는게 더 잘나와!! 이게 뭔 알피지고 전략이냐????

 

위에서 닭갈비 메타 얘기 했는데, 결국은 초창기의 그 메타조차도 스쿠스타의 애매모호함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스쿠스타가 갓겜이라고 불리던 시절에도 결국은 스쿠스타의 한계점이 적나라하게 보였다는 걸 나타낸 것 아닐까?

1) 노트를 치면 피가 깎이니까 피 유지는 해야한다.

2) 근데 딜작전 힐작전 간의 전환을 하니까 딜로스가 나더라. 

3) 그럼 한작전에 딜러랑 힐러를 다 넣어버리자.

4) 이게 되네????

분명 게임 내에선 이것저것 의도를 했(을 지도 모르)는데 그 의도가 이런 간단한 발상으로 뚫려버린 것만으로, 스쿠스타의 게임성의 저열함은 오래 전에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지금 이 망겜을 까다 보니 나오는 얘기다.

 

너무 이 이야길 오랫동안 묵혀놨던 거 같아서 드래프트 수준의 글이나마 투고해봅니다.

나머지는 나중에 갱신합니다.